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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찾아 본 시사/사회

여성전용 주차장에서 본 나의 편견

 최근에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갔어요.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는데, 여성전용 주차공간이 많이 비어 있었어요.

다행히(?) 일반 주차공간에 주차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면서 여자친구에게 "여성전용 주차공간은 여성들이 운전 못한다고 인정하는 꼴 아니야?" 말했어요.

그랬더니 여자친구는 "그게 아니라, 여성전용 주차공간의 위치를 봐봐. 다 입구 근처에 있지? 지하주차장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많이 일어나서 입구 근처에 여성전용 주차장이 있는거야"

저는 큰 충격을 받았어요. 나름 편견없이 현상을 바라보고 타인에게 공감한다고 생각하고 살았었어요. 하지만 여성범죄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무감각했어요.

 

여성주차장 사례처럼 여성에 대한 선입견은 생각보다 많아요. 대표적으로 우리는 흔히 여성운전자를 '김여사'라고 말하면서 운전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는 선입견이였어요. 2013년~2015년 국내 교통사고 현황과 여성 운전자의 교통사고율을 비교해본 결과 사고, 사망, 부상에 이르러 전부 20%이내였어요.

 

이렇게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선입견이 있어요. 특히 자신이 약자에 입장이 아니라면 편견에 빠지기 쉬어요.

여성을 비롯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그들이 무능력하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쉽게 판단하면 안될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선입견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체험해보기'에요. 스브스뉴스에서는 젊은 출연자에게 노인체험복을 입고 하루동안 생활해보도록 했어요. 아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지막에 체험한 출연자는 노인분들에 대해 안 좋게 볼 때도 있었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https://youtu.be/4gfrl3GL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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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사회적 약자를 체험하기에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있어서 어려워요. 그렇다면 우리는 직접체험보다 접근성이 좋은 간접체험을 통해 약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선입견을 줄일 수 있어요.

책은 대표적인 간접체험 수단이에요. 그 중 소설책은 타인의 인생을 간접경험 할 수 있어요. 저는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을 보고 일제 시대의 아픔에 눈물흘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처럼 역사적으로 약자의 입장을 체험해볼 수도 있고, 다른 약자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어요. 공감하고 이해하면 편견의 크기는 줄어들어요.

 

두 번째로, '멈춰서 생각해보기'에요. 누군가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고 답답할 때면, 잠시 멈추고 생각해봐요. '왜 나랑 다르게 행동할까?' 잠시 시간을 가지면서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이러한 행동은 편견에서 오는 말과 행동의 실수를 줄일 수 있어요.

 

여기서 왜 편견을 없애야 하는지 모를 수가 있어요. 그냥 자기 좋을 대로 살면 안 되나요? 저는 여기에 대한 답을 윌슨의 책 '지구의 정복자'에서 찾았어요. 인간이 '진사회성' 동물이여서 지구의 지배적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해요. 진사회성 동물이란 집단의 구성원들이 여러 세대로 이루어져 있고 분업의 일부로서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경향을 가진 동물이란 의미에요. 그렇게 우리는 집단을 통해 발전해왔어요.

 

하지만 편견이 계속되어 개인이 더 이상 집단이 될 수 없을 때, 우리는 단순한 동물로 퇴보하게 될 거에요. 그렇기에 우리는 약자에게 공감하고 편견이 사라질 때 진사회성 동물로 진화 해나갈 수 있어요.